김준형
미국의 오레곤주로 유학을 갈 계획을 주변에 이야기하였다. 당연하게도 주변의 곤충 덕후들로부터 현지에 서식하는 곤충을 채집해서 보내 달라는 요구를 받게 되었다. 특별한 것을 손에 넣고 싶은 것은 수집가들의 당연한 욕구가 아니겠는가.
그 중 하나가 바로 현지에서 Rain Beetle이라고 불리는 갑충 중 하나인, Pleocoma dubitabilis dubitabilis였다.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종류라서 그런지, 편의상 부르는 국명이 따로 존재하지는 않으나, 옆나라 일본에서는 겨울에 주로 활동하는 특성 때문에 겨울금풍뎅이(フユセンチコガネ)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해당 본문에서는 영문명의 직역인 “비풍뎅이”라는 이름으로서 서술하고자 한다.
필자는 다양한 분류군을 폭넓게 아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이야기를 듣기 전까진 이러한 곤충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무지한 상태에서 들은 보통의 다른 곤충들과 달리 가을이랑 겨울, 그것도 그 시기에 비가 오는 날에만 활동을 한다는 신선한 정보, 작은 장수풍뎅이를 연상시키는 외형과, 암컷은 날지 못하며 매우 드물지만 수컷은 또 쉽게 채집할 수 있다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특성은 여태까지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가 주 관심사였던 필자의 흥미를 끌어들였다. 그렇게 이 곤충의 채집은 앞으로 찾아올 미국 생활의 하나의 기대로서 내 마음 한편에 간직하게 되었다.